벤츠, 옷을 버리고 심장을 지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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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년 벤츠는 유투브에 16초짜리의 동영상 하나를 띄웠다. 동영상의 주인공은 벤츠가 아니라 BMW였고 올해로 100주년을 맞이한 것을 축하하는 영상이었다.

‘100년에 걸친 경쟁에 깊이 감사드립니다. 솔직히 그 전 30년은 좀 지루했거든요’

벤츠는 BMW보다 30년 먼저 설립됐다. 상대를 띄우면서 자신들은 더 띄우는 세련된 홍보전략이다. 실제BMW는 프리미엄카의 대명사인 벤츠에게 패배를 안긴 몇 안되는 브랜드 중의 하나다.

특히 BMW 3시리즈는 출시한 이후 지금까지 준준형차 부문에서 넘사벽 아성을 구축하고 있다. 스포츠세단이라고 정의되는 3시리즈는 BMW전체 판매량의 1/3을 차지할 만큼 영향력이 압도적이다. 풍부한판매량을 바탕으로 연구개발을 집중하여 3시리즈는 세계에서도 손꼽히는 베스트 셀링카다. 3시리즈는첫 출시 이후 거의 20년 이상을 독주했으니 그 독점적 위치는 가히 철옹성이다. 이런 성공을 마냥 두고볼수 없는 브랜드가 있었으니 바로 대형 세단의 지존, 벤츠였다. 알토란 같은 준중형 시장을 BMW가 독식하게 두는 것이 배가 아팠던 벤츠는 배기량을 낮춘 C시리즈를 내놓으면서 BMW 3시리즈의 시장에 드디어 진입한다. 하지만 벤츠C시리즈는 준준형 부문에서 BMW 3시리즈의 부문에서 상대가 되지 못했다. 벤츠 하면 대형세단이라는 이미지가 너무 강해서 벤츠가 BMW의 흉내를 내고 들어오자 소비자들의 그저의아할 뿐 구매를 하지 않았던 것이다. 수십년 동안 벤츠C시리즈는 BMW3시리즈의 아성을 넘어서지 못하고 지지부진한 상태로 머물러 있었다. 하지만 그대로 포기할 수는 없었다. 엔트리 카로 BMW3시리즈를 선택한 고객들이 5시리즈, 7시리즈로 계속 충성고객이 되어가는 것을 도저히 방관할 수 없었던 것이다.


< Benz c class >

벤츠의 경영진은 그동안의 실패의 원인을 분석했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한번만 더 자신들의 방식으로 싸워보기로 결정했다. 그간 벤츠 C 시리즈는 BMW를 잡기 위한 성능 베끼기에 몰입하고 있었다. 컨셉 역시 BMW가 설정한 스포츠 세단에 맞춰져 있었다. 어떻게든 BMW를 잡아야겠다는 생각에 ‘벤츠의 방식’이 아니라 ‘BMW의 방식’으로 싸웠던 것이다. 하지만 5세대 부터 벤츠는 전략을 바꾸어 C시리즈를 BMW 3시리즈 보다 나은 차가 아니라, 자신들의 주력 차종인 S클래스의 축소판이라는 개념으로 바꾸었다. 그래서 별명조차도 ‘베이비 S 클래스’다. 그리고 BMW 3시리즈 보다 더 고급을 원하는 어퍼클래스를 타겟으로 조준했다.

초조하게 결과를 기다리던 벤츠에게 드디어 낭보가 들려왔다. 사람들은 '베이비 S 클래스'라는 말을 듣고서야 벤츠의 정체성을 간직한 C시리즈에 관심을 보였다. 벤츠는 벤츠라는 성에서 싸울 때 가장 강했던 것이다.


< Bmw 3 시리즈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