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스시를 와인처럼 팝니다?! 어느 날 밤, 건망증 심한 신참 쉐프의 실수가 만들어낸 신개념 스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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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시의 가치에는 어떤 것이 있을까요?
스시자체의 맛, 그리고 분위기, 스시집의 역사 같은 것이 떠오르실 것입니다.
스시 자체로만 국한해본다면, 생선의 원산지, 생선의 품종, 신선도 등이 있을 것이라고 생각하실 수 있습니다.
하지만 다른 가치는 없을까요?
여기 한 쉐프의 엉뚱한 실수가 만들어낸 또 다른 가치가 있습니다.

호주 시드니의 쉐프 조쉬 닐랜드는 어느날 밤 조리되지 않은 킹피쉬 조각을 냉장고에 두고 매장으로 옮겨놓는 것을 잊어버렸습니다. 킹피쉬는 냉장고에서 의도치 않게 냉장 건조되었고 원칙에는 아니었지만 생선의 상태를 살펴본 수석쉐프는 그냥 조리하는 것으로 결정을 내렸죠. 아마도 상하지 않았을 거라는 판단이었을 겁니다.
그런데 이 밤과 이 조치가 닐랜드의 실수와 만나 ‘피시 페이스’의 남다른 가치를 만들어냈습니다. ‘건조 숙성 생선’이라는 것입니다.
냉장고에서 숙성된 킹피쉬는 놀라운 맛을 자랑했습니다. 건조숙성 생선은 2019년 The Whole Fish Cookbook에서 처음 출시된 이후 고급 레스토랑을 중심으로 급속하게 확산되었습니다.
사실 숙성이라는 컨셉은 이미 일본 스시에서는 가지고 있던 방식입니다. 이들은 생선의 수분을 건수건으로 감아둠으로써 비린내를 방지하면서 생선을 숙성시켜 맛을 더합니다. 건조숙성생선은 일반적으로 지방밀도를 높여주어 풍미를 더욱 올려줍니다.


source : fishface official  

그럼 어떻게 숙성을 시킬까요?
1. 일반적으로 생선의 지방이 많을수록 숙성 기간이 길어집니다. 연어를 44일로, 참치를 70일까지 숙성하는 경우까지 있습니다. (물론 보관이 중요합니다)
2. 지방함량이 높을 경우 숙성이 더욱 효과적입니다.
3. 긴메다이 (황금눈 도미)의 경우 자르기 전에 24~48시간 동안 걸어 놓습니다.
4. 하지만 거의 모든 스시집에서 유연하게 적용가능한 것이 건조숙성입니다.



건조숙성생선이 하이엔드의 요건을 가지고 있다는 것은 다음과 같은 이유가 있습니다.

1. 생선이 아니라 와인이다?
   생선의 종류, 온도, 시간, 수분 등에 따라 맛이 다릅니다. 마치 와인 처럼 말입니다. 따라서 생선의 신선도가 전부인 스시에서 쉐프의 역량이 발휘될 여지가 많습니다


2. 친환경
   생선은 비린내 때문에 신선하지 않은 생선은 심지어 하루가 지나면 버려집니다. 하지만 건조숙성을 시키면 이런 버리는 생선이 대거 줄어듭니다.


3. 오묘한 컬러 
숙성이 되면서 화이트에서 짙은 브라운까지 다양한 빛깔을 띄게 됩니다. 이 컬러감이 또 예술이라는 평이 많습니다. 



4. 프리오더, 비스포크의 속성
   적게는 수일, 많게는 수십일이 걸리므로 미리 프리오더를 하는 것이 좋으며, 역시 맞춤형으로 주문하여 귀한 손님에게 대접하는 비스포크의 속성이 있습니다.

이처럼 단순한 신선함과 생선의 맛이라는 1차적 가치에서, 시간, 맛의 음미라는 2차적인 가치를 제공하는 건조숙성이라는 하이엔드의 새로운 가치를 열게 됨으로써, 새로운 비즈니스의 영역이 열렸다고 할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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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동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