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년 초 스위스에서는 최저임금제를 정하는 국민투표가 화제 가 됐다. 스위스 연방정부와 각 주정부가 최저임금 보장을 위한 집단 노동협약을 맺고, 이것이 어려운 지역에서는 시간당 최저임금제를 도입하도록 하는 것이 골자였다. 그런데 그 최저임금이 우리의 예상을 훌쩍 넘어선다. 월 기준 4천 스위스프랑(460만 원), 시간당 22스위스 프랑(2만 5천 원)이다.
한국의 최저임금이 많이 인상되었지만, 스위스도 최저임금이 올라 여전히 한국의 3배 수준이다. 2022년 기준 스위스의 1인당 GDP는 9만 2,645달러로 세계 4위를 기록했다. 하지만 아무리 잘사는 나라라 도 최저임금을 정할 때는 심사숙고를 거듭할 수밖에 없다. 비즈니스 환경에 큰 영향을 미치기 때문이다. 스위스 정부가 최저임금 4천 스위 스프랑을 국민투표에 부치기로 한 데는, 그만큼 줘도 경제가 견딜 수 있다는 판단이 자리잡고 있다.
스위스의 힘은 자국의 기업들에서 비롯된다. 라로슈La Roche, 네 슬레Nestlé, 리치몬트Richemont, 스와치Swatch 등 이름만 들어도 쟁쟁한 이들이 모두 스위스의 기업이다. 이들은 탁월한 기술력과 결코 포기 하지 않는 근성 있는 경영 철학을 바탕으로 각 산업 부문에서 상위에 자리하고 있다. 무엇보다 이들 기업이 고수익 산업을 기반으로 한다 는 점을 주목할 필요가 있다.
고수익 산업을 추구하게 된 데는 열악한 환경에 대한 처절한 극 복의식이 깔려 있다. 관광객 입장에서 스위스의 풍경을 보면 그렇게 아름다울 수가 없다. 녹색 대지 위의 주택들과 목장들은 정말 환상적 이다. 하지만 그곳에 사는 사람들에게 스위스는 그저 척박한 땅일 뿐 이다. 산이 전체 국토 면적의 70퍼센트가 넘는데다 높은 봉우리가 즐 비하기 때문이다. 오죽하면 신이 너무 억세고 척박한 스위스의 환경을 보다못해 소와 양을 내려주었다는 말이 있겠는가. 과거 스위스 사람들 은 아버지와 아들을 유럽 각국의 용병으로 팔아서 삶을 이어갔고 농사 와 목축을 통해 근근이 생활을 꾸려나갔다.
이런 상황에서 벗어나기위해서는 어떤 일이라도 해야 했다. 이후 그들의 노력은 크게 두 가지 로 집약된다. 첫째, 험난한 산맥을 넘어야 하는 열악한 조건 때문에 운반하기 쉬우면서 수익이 높은 아이템을 찾아야 했다. 이에 알약, 시계 등이 선택됐는데, 노바티스Novartis 같은 굴지의 제약기업과 롤렉스Rolex, 오 메가OMEGA 같은 유명 시계 브랜드가 탄생할 수 있었던 이유다. 실제 로 스위스에는 긴 겨울을 이용해 새로운 부가가치를 만들어내는 개인 시계공들이 많다.
이들은 겨우내 작업해서 적게는 한 개, 많게는 서너 개의 시계를 만들어 내다파는데, 뛰어난 예술성과 희소성으로 개당 최하 3천만 원에서 많게는 1억~3억 원을 호가하는 경우도 있다고 한 다. 한 사람이 3백 차례에 달하는 공정과 사투하며 만들어낸 제품이니 그 가격도 부족하다고 할 수 있지만, 어쨌든 한 사람의 힘으로 이루어 낼 수 있는 부가가치로는 최고 수준이 아닐까 싶다. 둘째, 기존 강대국들이 산업 대부분을 장악하고 있어 그들만의 기 술을 토대로 감히 넘볼 수 없는 품질력을 갖추려고 했다. 자연히 스위 스는 한 단위를 팔아도 고수익이 남는 사업구조로 재편됐고, 그것이 오늘날 세계에서 가장 창조적인 사업군을 거느리게 된 배경이다.
스위 스의 대표적인 산업은 나노와 바이오 기술이 요구되는 제약산업, 스위 스은행Swiss Bank으로 대표되는 금융산업, 네슬레 같은 기업이 포진한 식료품산업 등 하나같이 고수익으로 대변되는 제품군이다. 제약산업에서는 노바티스, 로슈 같은 세계적 브랜드 뿐만 아니라 악타비스, 악텔리온, 갈더마, 페링, 세르노 등 글로벌 제약사가 즐비하다.노바티스, 로슈가 벌어들이는 수출액만 연간 100조원에 이른다. 기계산업 또한 아성을 떨치고 있는데, 인쇄기계 부문 5위, 섬유기계 부문 5위 등 주요 기계산업이 세계 10위 안에 포진해 있다. 어쩌면 스위스 기업들 은 자신들이 탁월하지 않으면 아예 승부를 걸 생각조차 하지 않는다고 볼 수도 있다.
스위스는 유럽 최고의 혁신 국가로 꼽힌다. 일인당 국제특허 수, 수출 상품 중 고부가가치 상품의 비중, R&D 투자비 등 고수익을 보 장하는 하이엔드 지표에서 모두 1위를 차지한다.2 스위스의 취업자 중 3분의 2 이상이 중소기업에 취직한다는 사실도 주목할 만하다. 그 기 업들은 대부분 분야별로 세계 정상권에 드는 ‘고슴도치형 기업’으로, 임플란트 기술의 선도 기업 스트라우만Straumann, 특수섬유 분야에서 독보적인 입지를 자랑하는 란탈 텍스타일Lantal Textiles, 휴대용 정수물 통 분야의 1위 카타딘Katadyn 등을 대표적으로 꼽을 수 있다. 그들의 제 품은 고객과 시장에 매달리는 로엔드 제품이 아니다. 기술력과 품질 을 바탕으로 고객을 리드하는 하이엔드 제품군의 구성, 그리고 이들 이 가져다준 고수익이 곧 스위스의 GDP를 세계 최고 수준으로 올려 놓은 비결이다.
한국에게 스위스는 또하나의 벤치마킹 대상이다. 한미약품의 창업주가 유럽 가운데에 있는 조그만 나라 스위스도 하는데 우리가 못할게 무어냐며 R&D를 밀어붙여 큰 성공을 거두기도 했다. 한국 역시 반도체, 배터리, 전기차 등을 앞세우며 스위스 못지 않은 하이엔드형 사업구조로 옮아가고 있다.
#하이엔드데일리 #하이엔드전략 #하이엔드데일리 베르노 #스위스 하이엔드 전략
by. Berno 이주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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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년 초 스위스에서는 최저임금제를 정하는 국민투표가 화제 가 됐다. 스위스 연방정부와 각 주정부가 최저임금 보장을 위한 집단 노동협약을 맺고, 이것이 어려운 지역에서는 시간당 최저임금제를 도입하도록 하는 것이 골자였다. 그런데 그 최저임금이 우리의 예상을 훌쩍 넘어선다. 월 기준 4천 스위스프랑(460만 원), 시간당 22스위스 프랑(2만 5천 원)이다.
한국의 최저임금이 많이 인상되었지만, 스위스도 최저임금이 올라 여전히 한국의 3배 수준이다. 2022년 기준 스위스의 1인당 GDP는 9만 2,645달러로 세계 4위를 기록했다. 하지만 아무리 잘사는 나라라 도 최저임금을 정할 때는 심사숙고를 거듭할 수밖에 없다. 비즈니스 환경에 큰 영향을 미치기 때문이다. 스위스 정부가 최저임금 4천 스위 스프랑을 국민투표에 부치기로 한 데는, 그만큼 줘도 경제가 견딜 수 있다는 판단이 자리잡고 있다.
스위스의 힘은 자국의 기업들에서 비롯된다. 라로슈La Roche, 네 슬레Nestlé, 리치몬트Richemont, 스와치Swatch 등 이름만 들어도 쟁쟁한 이들이 모두 스위스의 기업이다. 이들은 탁월한 기술력과 결코 포기 하지 않는 근성 있는 경영 철학을 바탕으로 각 산업 부문에서 상위에 자리하고 있다. 무엇보다 이들 기업이 고수익 산업을 기반으로 한다 는 점을 주목할 필요가 있다.
고수익 산업을 추구하게 된 데는 열악한 환경에 대한 처절한 극 복의식이 깔려 있다. 관광객 입장에서 스위스의 풍경을 보면 그렇게 아름다울 수가 없다. 녹색 대지 위의 주택들과 목장들은 정말 환상적 이다. 하지만 그곳에 사는 사람들에게 스위스는 그저 척박한 땅일 뿐 이다. 산이 전체 국토 면적의 70퍼센트가 넘는데다 높은 봉우리가 즐 비하기 때문이다. 오죽하면 신이 너무 억세고 척박한 스위스의 환경을 보다못해 소와 양을 내려주었다는 말이 있겠는가. 과거 스위스 사람들 은 아버지와 아들을 유럽 각국의 용병으로 팔아서 삶을 이어갔고 농사 와 목축을 통해 근근이 생활을 꾸려나갔다.
이런 상황에서 벗어나기위해서는 어떤 일이라도 해야 했다. 이후 그들의 노력은 크게 두 가지 로 집약된다. 첫째, 험난한 산맥을 넘어야 하는 열악한 조건 때문에 운반하기 쉬우면서 수익이 높은 아이템을 찾아야 했다. 이에 알약, 시계 등이 선택됐는데, 노바티스Novartis 같은 굴지의 제약기업과 롤렉스Rolex, 오 메가OMEGA 같은 유명 시계 브랜드가 탄생할 수 있었던 이유다. 실제 로 스위스에는 긴 겨울을 이용해 새로운 부가가치를 만들어내는 개인 시계공들이 많다.
이들은 겨우내 작업해서 적게는 한 개, 많게는 서너 개의 시계를 만들어 내다파는데, 뛰어난 예술성과 희소성으로 개당 최하 3천만 원에서 많게는 1억~3억 원을 호가하는 경우도 있다고 한 다. 한 사람이 3백 차례에 달하는 공정과 사투하며 만들어낸 제품이니 그 가격도 부족하다고 할 수 있지만, 어쨌든 한 사람의 힘으로 이루어 낼 수 있는 부가가치로는 최고 수준이 아닐까 싶다. 둘째, 기존 강대국들이 산업 대부분을 장악하고 있어 그들만의 기 술을 토대로 감히 넘볼 수 없는 품질력을 갖추려고 했다. 자연히 스위 스는 한 단위를 팔아도 고수익이 남는 사업구조로 재편됐고, 그것이 오늘날 세계에서 가장 창조적인 사업군을 거느리게 된 배경이다.
스위 스의 대표적인 산업은 나노와 바이오 기술이 요구되는 제약산업, 스위 스은행Swiss Bank으로 대표되는 금융산업, 네슬레 같은 기업이 포진한 식료품산업 등 하나같이 고수익으로 대변되는 제품군이다. 제약산업에서는 노바티스, 로슈 같은 세계적 브랜드 뿐만 아니라 악타비스, 악텔리온, 갈더마, 페링, 세르노 등 글로벌 제약사가 즐비하다.노바티스, 로슈가 벌어들이는 수출액만 연간 100조원에 이른다. 기계산업 또한 아성을 떨치고 있는데, 인쇄기계 부문 5위, 섬유기계 부문 5위 등 주요 기계산업이 세계 10위 안에 포진해 있다. 어쩌면 스위스 기업들 은 자신들이 탁월하지 않으면 아예 승부를 걸 생각조차 하지 않는다고 볼 수도 있다.
스위스는 유럽 최고의 혁신 국가로 꼽힌다. 일인당 국제특허 수, 수출 상품 중 고부가가치 상품의 비중, R&D 투자비 등 고수익을 보 장하는 하이엔드 지표에서 모두 1위를 차지한다.2 스위스의 취업자 중 3분의 2 이상이 중소기업에 취직한다는 사실도 주목할 만하다. 그 기 업들은 대부분 분야별로 세계 정상권에 드는 ‘고슴도치형 기업’으로, 임플란트 기술의 선도 기업 스트라우만Straumann, 특수섬유 분야에서 독보적인 입지를 자랑하는 란탈 텍스타일Lantal Textiles, 휴대용 정수물 통 분야의 1위 카타딘Katadyn 등을 대표적으로 꼽을 수 있다. 그들의 제 품은 고객과 시장에 매달리는 로엔드 제품이 아니다. 기술력과 품질 을 바탕으로 고객을 리드하는 하이엔드 제품군의 구성, 그리고 이들 이 가져다준 고수익이 곧 스위스의 GDP를 세계 최고 수준으로 올려 놓은 비결이다.
한국에게 스위스는 또하나의 벤치마킹 대상이다. 한미약품의 창업주가 유럽 가운데에 있는 조그만 나라 스위스도 하는데 우리가 못할게 무어냐며 R&D를 밀어붙여 큰 성공을 거두기도 했다. 한국 역시 반도체, 배터리, 전기차 등을 앞세우며 스위스 못지 않은 하이엔드형 사업구조로 옮아가고 있다.
#하이엔드데일리 #하이엔드전략 #하이엔드데일리 베르노 #스위스 하이엔드 전략
by. Berno 이주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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