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야 인기글 >

독사 같이 찾아야할 하이엔드형 독점 공간 - 서부최고의 총잡이 와일드빌과 극강의 파이터 최배달의 승리비결

특정 공간을 장악함으로써 실력의 한계를 넘어서는 경우도 있다.

극진 가라테를 창시한 무도의 달인 최배달이 승부의 주요 포인트로 강조한 것은 싸움 기술에 대한 것이 아니라, 바로 ‘스위치’였다.

“실내에서 반드시 장악해야 할 것은 스위치다. 스위치의 통제 여부는 생존의 첫 번째 조건이다.”


< 최배달은 야간 싸움의 키는 스위치라고 말했다 >

최배달은 실내에 들어가면 언제나 벽을 등졌고 반드시 전원 스위치를 확인했다. 컴컴한 실내에서 전등의 스위치는 승패를 가름하는 가장 중요한 요소다. 그는 스위치를 지배함으로써 싸움판의 변수를 통제할 수 있었다.


전설적인 칼잡이 무사시가 활동했을 당시에는 전등 스위치가 없었다. 그가 중요하게 생각했던 것은 ‘등불’이었다. 무사시는 제자들에게 “반드시 등을 등져라. 그것이 안 되면 오른쪽에 두어라”라고 누차 강조했다. 반드시 등불을 차지해야 하지만 여의치 않을 경우를 대비해 차선책까지 이야기한 것은 그만큼 등불의 통제권을 중요시했다는 뜻이다. 오른쪽에 전등을 두면 칼을 든 손이 움직일 때 상대방의 눈부심을 유도할 수 있다.

미국 서부시대의 총잡이이자 보안관이었던 ‘와일드 빌(Wild Bill Hickok)’역시 ‘전설’로 기억되고 있다. 그는 늘 일정한 자리에서 카드 게임을 했다. 출입구와 바를 한눈에 살필 수 있는 자리였다. 그런데 하루는 상황이 여의치 않아 출입구를 등지고 카드를 할 수밖에 없었다. 그날 와일드 빌은 죽었다. 1876년 8월 2일, 호시탐탐 빌을 노리던 부랑자 잭 매컬은 ‘바뀐 자리’가 준 절호의 찬스를 놓치지 않았다.


< 자신의 자리에 앉지 못한 와일드 빌은 그날 죽었다 > 


최배달도 무사시도 와일드 빌도 기량 면에서는 최강이었다. 하지만 그들이 ‘전설’로 남은 것은 승부에서는 실력도 중요하지만 공간의 가치가 더욱 중요하다는 사실을 알았기 때문이다.

해전의 신이라 불리는 이순신 제독 병법의 첫 번째 원칙 역시 ‘공간’이었다. 충무공 무패의 비결은 조선 수군이 유리한 공간에서 싸웠다는 사실에 있다. 일본 전국시대를 치른 왜군 사무라이들은 총칼을 앞세운 근거리 백병전에 강점을 갖고 있었다. 그들은 빠른 왜선을 조선 판옥선에 붙이고 칼로 끝장내자는 전략을 가지고 현해탄을 건너왔다. 하지만 그들의 전략은 보기 좋게 빗나갔다. 충무공이 왜군에게는 낯설 수밖에 없는 조선 수군의 공간으로 그들을 끌어들였기 때문이다. 충무공의 지략에 의해 결정된 싸움터는 접근을 쉬 허락하지 않았기에 원거리 화력전이 펼쳐질 수밖에 없었다. 충무공은 조총의 사거리가 닿지 않는 거리에서 늘 포를 쏘아 싸웠다.


< 충무공 이순신은 철저하게 독점적인 공간의 우위에서만 싸웠다. 영화 명량 중 >



공간의 위력은 상상을 초월했다. 1592년 5월 10일, 일본의 맹장 도도 다카도라가 이끄는 주력을 상대로 벌인 최초의 해전이었던 옥포대첩은 불과 1시간 만에 끝났다. 당시 학익진과 거북선을 앞세운 조선 수군의 가공할 만한 화력전을 분석한 전사(戰史) 전문가들은 ‘세계 최고의 함대였던 스페인 아르마다(Spanish Armada)가 옥포에 왔더라도 일본 수군과 같은 운명이었을 것’이라고 말한다. 이길 자리를 정하고 절대로 놓치지 않는 것이 승리의 요건이다. ‘이길 자리’란 바로 나만의 독점 공간이다.


타 분야 인기 글 보기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