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야 인기글 > 


100여 개국이 빠져든 마스크팩, 바이오던스 그들의 성공 방정식 [하이엔드 전략]

밤 11시, 미국의 한 침실. 카메라를 켠 여성이 우유빛 젤 시트를 반으로 나눠 얼굴 위아래에 붙인다. 그리고 그대로 잠든다. 다음 날 아침, 같은 카메라 앞에서 시트를 떼어낸다. 밤사이 우유빛이던 시트는 유리처럼 투명해져 있다.


이것이 바로 해외 매체들이 '글래스 스킨(glass skin) 마스크'라 부르게된 이유다. 보그는 K뷰티 트렌드 기사에서 오버나이트 콜라겐 마스크를 기존 시트마스크가 세럼 중심의 야간 트리트먼트로 진화한 형태로 소개했고, 굿하우스키핑은 우유빛에서 투명으로 바뀌는 변화 자체가 이 제품의 특징이라고 짚었다.


한물 간 시장으로 분류됐던 마스크팩에서, 한국의 신생 브랜드가 어떻게 세계 최대 커머스 시장의 1위를 가져갔는지. 그들이 부딪힌 한계는 무엇이었고 무엇으로 그것을 깼는지를 단계별로 들여다보자.



바아오던스 마스크팩


1. 전제부터 틀렸다 — "마스크팩은 지는 시장이 아니다"


2010년대 중반 중국 특수가 꺼지자 국내 마스크팩은 가격 경쟁으로 무너졌다. 품질이 상향 평준화되면서 마케팅 출혈전이 시작됐고, 장당 3,500원에 팔던 제품이 1,000원까지 내려갔다. 업계가 마스크팩을 사양 카테고리로 분류한 근거다.

그러나 시장 자체는 죽지 않았다. 2023년 기준 세계 마스크팩 시장 규모는 207억 4,000만 달러(약 28조 6,700억 원)였고, 중국이 43.5%, 일본 20.1%, 한국 7.3%를 차지했다. 죽은 것은 시장이 아니라 바로 '부직포 한 장을 1,000원에 파는 구태 의연한 방식'이었다. 첫 번째 한계 돌파는 여기서 시작된다. 시장을 버리는 대신, 그 시장의 지배적 형식을 버렸다.



2. 부직포를 버리다


기존 시트마스크의 구조적 약점은 명확했다. 에센스를 적신 천은 마르고, 흘러내리고, 들뜬다. 하이드로겔은 의료용으로 개발된 소재로, 피부에 밀착돼 고농축 성분을 천천히 방출하고 피부 온도에 반응해 스며든다. 에센스를 적신 것이 아니라 에센스를 굳힌 것, 즉 시트 자체가 성분이라는 뒤집기다.

수치가 이 차이를 만든다. 이 마스크는 34g의 에센스가 그대로 겔이 된 형태이며, 243달톤(Da)의 저분자 콜라겐을 쓰고, 증점제로 값싼 PEG-100 스테아레이트 대신 알긴·아가 같은 천연 유래 성분을 사용한다. 브랜드는 수십 차례 테스트로 최적 두께를 잡았고, 8시간 부착 임상을 통과해 수면팩 사용이 가능하도록 설계했다고 밝혔다.



3. 15분을 8시간으로


두 번째 한계는 사용 시간이었다. 15분짜리 제품은 단가를 올릴 명분이 없다. 바이오던스는 사용 시간을 밤 전체로 늘려 카테고리를 갈아탔다. 15분짜리 시트마스크와 달리 이 제품은 밤새 착용하도록 설계됐고, 8시간 밀착된 채 수분과 유효 성분을 천천히 내보낸다. 

이 재정의가 가격 저항을 없앴다. 4매 한 팩이 19달러(약 2만 6,000원), 한 장당 5달러(약 6,900원) 수준이고 프라임데이 기간에는 13달러(약 1만 8,000원)까지 내려간다. 1,000원짜리 부직포와 경쟁하는 대신 100달러짜리 스파 케어의 대체재로 자리를 옮긴 것이다.



4. 눈에 바로 보이게 만들다


화장품의 고질적 문제는 효과를 즉시 보여줄 수 없다는 점이다. 이 제품은 그 문제를 소재 자체로 풀었다. 성분이 흡수되면서 겔이 불투명에서 투명으로 바뀌고, 그 변화가 전달이 이뤄졌다는 눈에 보이는 신호로 작동한다. 이 시각적 변화가 틱톡에 최적화된 이유이기도 하다.

결과는 채널 지표로 나타났다. 틱톡에서 'Biodance face mask' 관련 게시물은 5,260만 건을 넘었다. 광고비로 산 노출이 아니라, 사용자가 스스로 찍고 싶어지는 구조를 제품에 심은 결과다.



5. 남들이 안 볼 때 먼저 갔다


바이오던스는 인디 K뷰티 브랜드들이 미국 시장에 큰 관심을 두지 않던 시기부터 아마존에 제품을 올리고 안팎에서 마케팅 실험을 직접 돌렸으며, 실리콘투 등 유통 전문기업과도 협업해 북미 군소 채널로 함께 진입했다. 2022년 7월 아마존 입점에 성공했고, 그해 9월 알토스벤처스 등이 130억 원 규모 시리즈A에 나섰다.

이후 확장은 온라인에서 오프라인으로 층을 쌓는 방식이었다. 2024년 11월 뉴욕 브로드웨이 팝업과 미국·캐나다 코스트코 동시 입점을 거쳐, 미국 전역 400여 개 세포라 매장과 공식 온라인몰에 진입했다. 지표도 따라왔다. 2025년 7월 아마존 프라임데이 4일간 리얼 딥 마스크는 약 150만 장이 팔렸고, 전년 프라임데이 대비 매출은 56% 늘었다. 아마존 사이버먼데이에서는 같은 제품이 2년 연속 뷰티·퍼스널케어 카테고리 판매 1위에 올랐다.



6. 하나에 전부를 걸었다


박재빈 대표는 '선택과 집중'을 전략으로 택했고, 회사가 가장 잘하던 인플루언서 커머스가 아닌 다른 채널에서 성장을 만들자는 방향을 잡았다. 다양한 브랜드를 가지고 있던 뷰티셀렉션은 2024년 인력과 예산을 바이오던스 한 브랜드에 몰아주고, 그 화력을 다시 미국 한 시장에 집중했다. 아마존과 틱톡숍에서 먼저 자리를 잡은 뒤 세포라와 코스트코로 넘어가는 순서였다. 매출은 2023년 415억 원에서 2024년 1,357억 원, 2025년 2,500억 원으로 2년 만에 6배가 됐다. 2025년 영업이익은 400억 원대, 영업이익률은 두 자릿수다.



7. 바이럴이 아니라 재구매가 먼저였다


가장 흥미로운 지점은 여기다. 이 브랜드는 틱톡으로 떴지만, 회사가 관리한 지표는 바이럴이 아니라 재구매율 80% 이상, 반품률 0.2%대였다. 순서가 반대인 것이다. 일단 바이럴로 어그로를 끌어 사람을 데려온 뒤 제품을 파는 게 아니라, 반품이 나지 않는 제품을 만들어 바이럴이 붙게 한 정공법을 쓴 것이다.

산업 전체 데이터도 같은 방향을 가리킨다. 2025년 국내 기초화장용 제품 생산액 10조 3,177억 원 가운데 팩·마스크는 28.3%로 가장 높은 증가율을 기록했다. 같은 해 화장품 수출은 114억 달러로 전년 대비 11.8% 늘었고, 수출국은 172개국에서 202개국으로 확대되며 한국은 미국을 제치고 세계 2위 수출국이 됐다. 사양 산업으로 분류됐던 카테고리가 전체에서 가장 빠르게 자란 셈이다.

물론 위험은 남아 있다. 매출 대부분이 단일 브랜드에서 나오는 구조이고, 세포라·팝업 등 오프라인 확장은 고정비와 유통 수수료를 동시에 키운다. 외형이 커지는 동안 두 자릿수 영업이익률을 지킬 수 있는지가 다음 시험대다.



8. K뷰티, 세계 표준이 되기 위한 조건


프랑스는 성분 안전성 규제로, 일본은 저자극 처방으로, 미국은 임상 근거 마케팅으로 각자의 강점을 쌓아왔다. 그러나 소재·채널·콘텐츠를 한 제품 안에서 동시에 갈아끼운 사례는 드물다. 한국 화장품 수출은 2022년 80억 달러에서 2023년 85억 달러, 2024년 102억 달러, 2025년 114억 달러로 올라섰다.



그들의 성공 방정식 


①죽은 시장이 아니라 죽은 형식을 버릴 것 

②재료 구조를 바꿔 가격 경쟁에서 벗어날 것 

③사용 시간을 늘려 단가의 명분을 만들 것 

④효능을 눈에 보이게 설계해 콘텐츠를 제품에 내장할 것 

⑤남들이 비어 있다고 판단한 채널에 먼저 들어갈 것 

⑥지표는 바이럴이 아니라 재구매율로 볼 것



K뷰티, K팝에 이어 이제 K마스크가 계보에 들어섰다. 다만 이 사례가 남긴 것은 한 장의 마스크가 아니다. 사양 산업이라는 판정은 대개 시장이 아니라 그 시장의 낡은 문법에 내려진 것이라는 사실 아닐까


#K마스크 #마스크팩 #바이오던스 #Biodance #뷰티셀렉션 #하이드로겔마스크 #GlassSkin #오버나이트마스크 #K뷰티 #아마존1위 #틱톡숍 #세포라입점 #글로벌뷰티 #브랜드전략 #재구매율 #하이엔드데일리 #하이엔드캠프 #하이엔드전략연구소



글 이동철 | 하이엔드전략연구소장


ⓒ 하이엔드전략연구소(HESI) & 하이엔드데일리


타 분야 인기 글 보기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