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멕시코의 한 작은 호텔이 건축계를 떠들석하게 한 이유

멕시코 바하칼리포르니아 남쪽, 산호세델카보의 구도심에 올해 호텔 하나가 문을 열었다. 이름은 라이바 플라자. 연면적 1,557㎡에 지상 3층, 객실은 위의 두 개 층에만 있는 작은 부티크 호텔이다.

규모만 보면 화제가 될 이유가 없다. 그런데 이 건물이 세계 건축 매체에 계속 등장하는 데에는 이유가 있다. 호텔을 지으면서 1층을 도로 쪽에서 뒤로 물려버렸다.


팔 수 있는 면적을 깎아 그늘을 만들었다

보통 도심 상업 개발은 반대로 한다. 허용 면적을 끝까지 채우고, 로비는 안쪽 깊숙이 넣고, 입구에는 문과 데스크를 세워 안과 밖을 분리한다. 특히 리조트 지역의 호텔은 담장을 두르고 자기 세계를 만드는 쪽이 기본값이다.

라이바 플라자는 건물 몸통을 뒤로 물려 앞쪽에 반쯤 그늘진 공용 아트리움을 만들었다. 이 공간은 호텔 소유지이면서 사실상 보행로의 연장이다. 그늘이 생기고 바람이 통하고, 1층에 들어선 카페가 그쪽으로 자리를 펼친다. 입구는 문이 아니라 통로에 가까운 완충 구역이 됐다. 지나가는 길과 로비 사이 어딘가에 있는 공간이다.

포기한 면적만큼 무엇을 얻었는가. 동네 사람들이 매일 지나다니며 발을 들이는 장소를 얻었다. 그리고 그것이 이 건물을 기억되게 만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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높이도 양보했다

위층 역시 계단처럼 뒤로 물러난다. 길에서 올려다봤을 때 건물의 덩치가 작아 보이도록 한 조치이고, 주변 18세기 식민지 시대 건물들의 높이와 부피를 존중하려는 선택이기도 하다. 덕분에 북쪽 객실들은 딸린 테라스와 작은 정원을 갖게 됐다. 양보가 상품성으로 돌아온 셈이다.

옥상에는 정원과 수영장, 그늘진 좌석이 있어 구도심 풍경을 내려다보게 했다. 요약하면 아래는 동네에 열고, 위는 투숙객에게 준다.


건축 디자인은 마을 축제에서 가져오다

이 건물에서 가장 먼저 눈에 들어오는 것은 톱니처럼 접힌 벽면이다. 거칠고 단단해 보이는데, 리듬감 있게 구멍이 뚫려 있어 요새처럼 답답하지는 않다.

이 접힌 형태는 파펠 피카도, 즉 축제 때 산호세델카보 거리에 걸리는 전통 종이 장식에서 왔다. 외지인 눈에는 독특한 조형으로 보이고, 주민 눈에는 매년 보던 장면으로 읽힌다. 낯설면서 동시에 익숙하다는 조건을 한 장의 파사드로 해결한 것이다.

마감은 철근콘크리트 골조에 속 빈 콘크리트 블록, 그 위를 거의 전부 산호빛 붉은 스투코로 덮었다. 객실 내부도 같은 붉은 색조를 이어가되 점토 타일 바닥과 베라크루즈 트래버틴 대리석 다도벽으로 질감을 나눴다. 강렬한 색과 단순한 기하학으로 복잡해 보이는 구성을 만드는 방식은 루이스 바라간의 계보를 떠올리게 한다. 아는 사람에게는 그 계보가 또 하나의 신뢰 근거가 된다.

안쪽에는 중정이 있다. 빛과 통풍을 담당하는 동시에 동선을 정리하는 공간이고, 계단실에 뚫린 원형 개구부가 갑작스러운 수직감을 눌러주면서 안팎의 시선을 이어준다.


이미 있던 지역의 감정에 승선하다.

맥락을 보면 설계 의도가 더 선명해진다. 이 호텔 바로 옆은 플라자 미하레스, 도시에서 가장 오래된 광장이다. 그리고 이 동네에는 2006년 갤러리 주인 몇 명이 모여 거리를 막고 시작한 목요일 아트워크가 있다. 11월부터 6월까지 매주 목요일 저녁 다섯 시부터 아홉 시까지 오브레곤 거리의 차량을 통제하고 갤러리들이 문을 여는 행사다. 관광 상품으로 기획된 것이 아니라 동네가 스스로 만든 습관에 가깝다.

시행사 그루포 라이바와 설계를 맡은 멕시코 스튜디오 RA!는 이 호텔을 정비된 아트워크와 묶어 더 큰 개발의 일부로 구성했다. 새 콘텐츠를 만들어 붙인 것이 아니라 이미 20년 굴러온 리듬에 건물을 얹었다. 없던 것을 창조하는 쪽보다 있던 것에 자리를 내주는 쪽이 훨씬 어렵고, 훨씬 오래 간다.


결국 무엇을 지역에 내줄 것인가 안목의 문제

부동산이든 사업이든 조직이든, 면적을 최대한 뽑는 쪽이 합리적이라고 배운다. 용적률을 채우고, 경계를 명확히 하고, 내 것과 남의 것을 나누는 것이 손해를 줄이는 방법이라고들 한다.

라이바 플라자는 그 계산을 살짝 비틀었다. 1층 일부와 위층 높이를 내주고 그늘과 통로를 만들었다. 그 결과 이 건물은 관광객이 사진 찍는 대상인 동시에, 동네 사람이 지나다니는 길이 됐다. 랜드마크라는 말을 흔히 '눈에 띄는 것'으로 쓰지만, 여기서는 '사람들이 지나가면서 기억하게 되는 것'에 가깝다.

건축주가 포기한 면적은 아마 몇 평 단위였을 것이다. 그 몇 평이 이 건물의 이름값을 만들었다. 무엇을 더 차지할지가 아니라 무엇을 내줄지를 먼저 계산해본 결과다.


by. 이동철 | 하이엔드전략연구소 | hesi.research@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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