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패션과 건축 그 사이. 덴마크 디자인 브랜드 '헤이(Hay)'를 보는 3가지 포인트


로마 불세출의 영웅, 시저는 많은 면에서 탁월한 능력이 있었지만 그 중에서도 감탄할 만한 점은, 사람을 보고 그 약점을 보완해주는 능력이었다. 시저가 18세 소년인 옥타비아누스에게 자신의 후계를 맡기기로 했을때 사람들은 다들 누구지?라고 의아해했지만 시저는 이미 옥타비아누스의 장점과 단점을 정확히 꽤 뚫어보고 이에 대한 완벽한 대비까지 해두었다. 옥타비아누스는 정치적 감각이 매우 뛰어났던 반면, 치명적 단점이 있었는데 바로 몸이 약하고 무엇보다 군사감각이 무척 떨어지는 것이었다. 시저는 이 부분을 놓치지 않고 주변을 살펴 옥타비아누스를 위한 신의 한수를 둔다. 18세의 동갑내기 병사 아그리파를 그의 파트너로 낙점하고 둘을 묶어준 것이었다. 역사가들은 장군 아그리파가 옥타비아누스가 로마최고의 자리에 오르는데 최고의 수훈갑이라는 것에 이견이 없다. 시오노 나나미는 아우구스투스가 거둔 군사적 승리는 모두 아그리파의 전략과 지휘 덕분이다라고 말했을 정도다. 

덴마크 컨템포러리 리빙 브랜드 '헤이'(Hay). 이 브랜드에게도 환상적인 커플의 스토리가 있다. 바로 창업자이자 부부인, 롤프 헤이 rolf hay와 메테 헤이 mette hay이다. 이들은 디자인회사인 '구비(gubi)'에서 일한 경력을 바탕으로 독립하여  2002년 hay 를 창업하게 되었다. 롤프는 가구를 담당하고있으며, 아내 메떼는 리빙 악세서리를 담당하는 쌍발 엔진 체제로 '헤이'를 탑 브랜드의 창공까지 수직 비행으로 밀어올렸다. 구비는(Gubi)는 덴마크를 대표하는 디자인 빅 브랜드중의 하나로 오랜 역사 동안 많은 매니아들을 거느리고 있는 브랜드이지만 헤이는 이제 구비와 어느부분에서는 비교될 만큼 성장했다. 그런데 롤프는 구비에서 디자인만을 한 것이 아니다. 그는 가구디자인을 하기 전 패션업계에 종사한 경험이 있는데 이때의 경험이 디자인에 반영되어 패셔너블 하다는 평을 듣는 근본적 이유가 된다. 헤이에게는 보통의 덴마크브랜드를 보는 시각을 깨는 독특한 매력의 힘이 있다. 

그럼 헤이를 독특하게 만든 3가지 포인트를 알아보자. 

< 롤프 헤이, 메테 헤이 >

1. 롤프와 메테의 하모니 

메테 헤이는 진지함 일변도인 덴마크 브랜드에서 찾아보기 힘든 위트를 제품에 입히는 것으로 유명하다. 헤이의 작품을 보면서 왠지 모를 유쾌함을 느껴진다고들 이야기를 많이 하는데 이것이 바로 그녀 때문이라고 봐도 좋다. 패션분야 경력과, 감성적 위트가 있는 롤프와 메테의 활약때문인지 헤이는 보통의 덴마크 브랜드와는 다르게 색감을 잘쓰기로 정평이 나 있으며, 팬들은 이들이 마치 색을 가지고 노는 듯한 느낌까지 받는다고 한다. 북유럽은 우울한 날씨때문에 오히려 화려한 색감을 포인트로 좋아하기도 하는데 헤이가 그런 브랜드의 전형인 셈. 

< PANDARINE 3 SEATER CYLINDRICAL ARMREST >


2. 중간지대의 하이브리드적 매력


헤이는 본사를 덴마크 코펜하겐에 두고 있는 정통 덴마크 브랜드지만 진중하고 정통적인 색채가 강한 다른 덴마크 브랜드 답지 않게 자신들에 대한 정의가 좀 독특하게 내리고 있어 더욱 주목된다. 

헤이는 스스로를 패션과 건축 중간쯤에 위치하고 있다고 이야기한다. 

흔히 가구를 건축의 연장으로 보는 시선은 많지만 패션까지 연결한다고 이야기하는 브랜드는 흔치 않다. 그들은 패션과 건축의 강점으로 모두 가져와 믿음직하면서도 화려하고, 다채로우면서도 단단한 기능성으로 최고의 가구를 만들어낸다. 이것이 바로 헤이의 매력이다. 의자, 가구 이렇게 규정되지 않는 중간지대적 매력 말이다. 

헤이의 대표제품은 Hay j77, Hee chair등이 있다. Hay j77는 원래 식탁의자로 제작되었지만 합리적 가격에 높은 품질로 큰 사랑을 받은 클래식체어다. 모두 철제로 만들어진 Hee chair는 가격대가 낮은데다 비를 맞아도 되는 실용성, 게다가 재활용이 가능한 친환경성까지 갖춘 팔방미인으로 인기가 높다.  



3. 헤이의 뉴트로 전략


헤이의 또다른 제품 전략은 1950~60년대 유행했던 덴마크 가구 디자인을 현대적으로 새롭게 해석해 트랜디하게 디자인해 내놓는 '뉴트로 전략'이다. 사람들은 옛가구의 새로운 해석에 익숙한듯 낯선 또다른 매력을 느낀다. 헤이는 이들만의 이 전략을 통해 안정된 수요위에 새로운 세대를 공략하기 위한 매력포인트를 쌓아올렸다. 옛가구의 뉴트로 전략은 헤이의 대표적인 제품 아닌 제품인 셈이다. 


< 1940년대의 뵈르게 모겐센의 의자를 모티브로 한 헤이의 뉴트로 의자 >  



결국 헤이는 신생브랜드로서 두 창업자의 하모니와 독특하 자신들만의 틀에 얽매이지 않는 파격과 뉴트로전략이라는 독특한 디자인 철학으로 자신들만의 확실한 중간지대를 만든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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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베르노 (highendaily@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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