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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킴스 — 기업가치 7조를 넘어 유니콘이 된 속옷 이야기 [브랜드아카이브]

2019년, 킴 카다시안이 속옷 브랜드를 만들었다. 업계는 또 하나의 셀럽 브랜드라고 했다. 6년 뒤, 기업가치 50억 달러. 빅토리아 시크릿과 언더아머를 합친 것보다 크다. 2025년 매출 10억 달러 돌파 예상. 골드만삭스가 2억 2500만 달러를 넣었다. 셀럽 브랜드의 위에 세워진, 셀럽 브랜드가 아닌 진정한 브랜드의 이야기다.  


빅토리아 시크릿이 무너진 자리
2019년은 빅토리아 시크릿에게 최악의 해였다. 마케팅 책임자의 트랜스젠더 혐오 발언, 제프리 엡스타인과의 연루 보도, 6년간 이어오던 패션쇼 중단. "에인절 윙을 단 마른 모델이 섹시함의 기준"이라는 이 브랜드의 공식이 시대와 충돌한 것이다.
같은 해, 킴 카다시안이 스킴스를 론칭했다. 처음에는 '키모노'라는 이름이었다가 문화적 전유 논란으로 빠르게 리브랜딩했다. 이 초기 위기를 빠르게 수습한 것 자체가 브랜드의 민첩성을 보여주는 장면이다. 스킴스의 출발점은 단순했다. 카다시안 본인이 기존 쉐이프웨어에 만족하지 못했다. 피부색에 맞는 누드 톤이 없었고, 사이즈 범위가 좁았고, 디자인이 촌스러웠다.
스킴스는 이 세 가지를 전부 뒤집었다. 9가지 피부색 톤의 누드 컬러, XXS에서 5X까지의 사이즈, 미니멀하고 세련된 디자인. "모든 몸을 위한 솔루션"이라는 메시지는 빅토리아 시크릿의 "한 가지 기준의 섹시함"과 정면으로 대비되었다.


셀럽 브랜드의 무덤 위에 세운 비셀럽 구조
스킴스를 이해하려면 공동창업자 옌스 그레데를 봐야 한다. 스웨덴 출신의 패션 업계 베테랑으로, 프레임 데님, 굿 아메리칸 등을 만들어온 사람이다. 카다시안은 크리에이티브 책임자(CCO)이고, 그레데가 CEO다. 이 구조가 중요하다. 카다시안의 3억 명 소셜 미디어 팔로워는 마케팅 자산이지만, 운영은 전문 경영인이 한다.
성장 궤적이 이를 증명한다. 2020년 첫 온전한 해 매출 약 1억 4500만 달러. 2022년 5억 달러. 2023년 7억 5000만 달러, 순이익 추정 1억 9000만 달러. 2025년 10억 달러 돌파 예상. 매출이 5년 만에 7배가 되었고, 수익성까지 확보했다. 대부분의 셀럽 브랜드가 초기 화제 이후 성장이 둔화되거나 적자에 빠지는 것과 정반대의 궤적이다.
2025년 11월, 골드만삭스가 주도한 2억 2500만 달러 투자로 기업가치 50억 달러를 인정받았다. 이 가치는 빅토리아 시크릿과 언더아머를 합친 것보다 크다. 속옷 브랜드 하나가 미국에서 가장 가치 있는 의류 기업 중 하나가 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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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TC에서 오프라인으로, 속옷에서 라이프스타일로
스킴스의 다음 행보가 흥미롭다. 2024년 워싱턴 D.C. 조지타운에 첫 상설 매장을 열었다. 이후 마이애미, 오스틴, 뉴욕 5번가 플래그십, LA 선셋 스트립에 잇따라 오픈. 2025년에만 미국에 16개 매장을 추가로 열어 총 22개 직영 매장을 운영한다. 런던 리젠트 스트리트에 1만 2000평방피트 플래그십이 2026년 여름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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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테고리도 확장하고 있다. 나이키와 합작으로 나이키스킴스(NikeSKIMS)를 론칭해 여성 액티브웨어 시장에 진입했다. 뷰티·프래그런스 부문도 준비 중이다. 인클루시브 뷰티 브랜드 아미 콜레의 창업자를 뷰티 부문 부사장으로 영입했다. 속옷에서 시작해서, 액티브웨어, 남성복, 수영복, 뷰티까지. 스킴스는 속옷 브랜드가 아니라 라이프스타일 플랫폼이 되려 한다.


킴 카다시안이 아니라 "킴 카다시안 이후"의 전략이 핵심이다
스킴스에 대한 가장 흔한 비판은 "킴 카다시안이 없으면 끝"이라는 것이다. 틀린 말은 아니다. 카다시안의 영향력이 스킴스 초기 성장의 가장 큰 동력이었다는 것은 부정할 수 없다. 그러나 지금 스킴스의 전략은 명확하게 '킴 카다시안 이후'를 설계하고 있다.
첫째, 오프라인 매장 확장. DTC 온라인 브랜드에서 물리적 소매 중심 기업으로 전환하겠다는 선언. 그레데의 말에 따르면, "향후 몇 년 내 오프라인이 주력이 되는 비즈니스가 될 것." 이것은 카다시안의 소셜 미디어에 의존하는 구조에서 벗어나는 것이다.
둘째, 나이키와의 파트너십. 나이키가 파트너를 고르는 기준은 셀럽의 인지도가 아니라 브랜드의 시장 잠재력이다. 나이키의 CEO 엘리엇 힐이 직접 주도한 이 파트너십은, 스킴스가 셀럽 브랜드를 넘어 기능성 의류 시장의 진지한 플레이어로 인정받았다는 의미다.
셋째, 수익성. 2023년 순이익 추정 1억 9000만 달러. 총 누적 외부 투자 약 9억 5600만 달러를 유치했지만, 이미 자체적으로 수익을 내고 있다. 셀럽 브랜드가 화제성에 의존해 적자를 감수하는 것과 구조적으로 다르다.
킴 카다시안은 스킴스의 시작이었다. 그러나 스킴스를 50억 달러 기업으로 만든 것은 카다시안의 팔로워가 아니라, 모든 몸을 위한 솔루션이라는 제품 철학과 그것을 실행하는 운영 역량이다. 카다시안이 문을 열었고, 그레데가 건물을 지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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