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킹스맨의수트, 헌츠맨이 알려주는 똑부러지는 비스포크전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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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트 빨'로  관객을 압도하는 영국 영화 '킹스맨'은 시리즈마다 시그니처 위스키를 선정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1편 시크릿에이전트에서는 달 모아를,  2편 골든 서클에서는 GlenDronach 1991을 선택해서 호사가들에게 쏠쏠한 숨은 재미를 주었다. 최고급 위스키를 매칭하는 주인공이니 만큼 수트도 최고급을 입는 것으로 유명하다. 주인공의 환상적인 수트를 완성한 브랜드, '헌츠맨'은 영화 개봉 이후 영국의 유명한 관광명소가 되기도 했는데 헌츠맨은 품질과 스피드를 한 번에 잡은 혁신의 사례로 꼽을 수 있다. 


1849년에 오픈한 헌츠맨은 말하는 대로 (Be spoken for) 만들어준다고 해서 비스포크(Bespoke)라고 불리는 핸드메이드 수트를 제작해 준다. 장인이 한땀 한땀 손수 한 사람만을 위해 만드는 맞춤형 비스포크 슈트는 한 벌에 수백만 원을 호가하며, 제작 기간만 기본 한 달이 소요된다. 게다가 수트의 본산지라고 할 수 있는 런던의 세빌로(Savile Row)에 위치한 헌츠맨에서 만들어진다면 브랜드 레벨이 또 한번 완전히 달라진다. 


평균 제작 기간은 3개월이며 한 벌의 슈트를 1년 동안 만들기도 하는데 고객은 그 시간을 기다리는 것을 기꺼이 감수한다. 비싼 제품은 슈트 한 벌에 3,500만 원까지 한다고 하니 고객들은 헌츠맨 수트만이 가진 품격을 소유하기 위해 엄청난 대기 시간까지 지불하며 명품을 손에 얻는 셈이다. 


그런데 장인정신을 대표하는 헌츠맨에서 6~8주 안에 받을 수 있는 Bespoke 100 서비스를 시작했다. 두달이면 보통의 제품치고는 긴편이긴 하지만, 기존 제작 기간에 비하면 파격적으로 제작 기간을 단축한 셈이다. 기존 제작 시간의 30% 적은 시간에 2벌의 슈트를 제작 할 수 있는 것이다. 소비자들의 소비 호흡이 극적으로 빨라지고 있어 명품들 역시 신제품 및 제작공정의 스피드를 올리고 있는 데 이러한 스피디한 대세를 헌츠맨도 수용한 셈이다. 

비스포크는 새로운 가치로 다른 부분까지 확산하고 있다. 최근 비스포크는 패션을 넘어 가전까지 진출하고 있다. 삼성전자는 이제 가전도 맞춰주는 시대임을 공표하고 비스포크 냉장고를 선보이고 있다. 최근 가전제품도 집안 분위기에 맞추어 인테리어 디자인을 입히는 추세인데 이러한 '인테리어 가전' 추세를 반영해 비스포크(맞춤)의 새로운 제품을 내놓은 것이다. 


그런데 여기서 한번 뒤집어서 생각해볼 필요가있다. 명품이니까 맞춤을 제공하는 건 어찌보면 당연한 일이겠지라고 생각할 수 있다. 하지만 이 '비스포크'라는 개념은 맞춰준다는 큰 혜택이 있지만 뒤집어 보면 '프리오더(Pre-order)' 라는 속성과 맞닿아 있다.

먼저 주문한다는 프리오더는 사실 명품이 아니라 일반으로 확산되는 추세에 있다. 


예를 들어 와디즈, 텀블벅, 카카오메이커스 같은 클라우드 펀딩 역시 먼저 펀딩을 하고 리워드(제품)을 받으니 프리오더이며, 인스타그램과 같은 SNS판매에서도 프리오더란 개념을 어렵지 않게 찾을 수 있다. 


사실 프리오더는 할수만 있다면 생산판매자에게 있어 정말 메리트가 있는 판매 방식이다. 주문 받은 만큼 생산하기 때문에 결정적으로 재고가 발생하지 않는다. 생산량 고민, 재고 부담에 대한 고민이 얼마나 큰지를 아는 사람이라면 프리오더가 얼마나 달콤한 방식인지 알 수 있을 것이다게다가 먼저 돈을 받는다니, 이 얼마나 환상적인 결재방식인가. 현금을 바로 생산에 투입할 수 있으니 자본회전율을 극적으로 올릴 수 있다. 즉 제품력을 인정받을 수 있다면 프리오더로 주문을 받고 맞춤을 제공하는 방식은 아주 성공적인 비즈니스 방법이 될 수 있는 것이다. 


즉 품질과 비스포크라는 탁월한 혜택을 제공하고 자신들이 유리한 방식의 결재를 관철시킴으로서 사업의 숨은 1인치 혜택을 조용히 챙기는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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